테슬라, 중국서 전기차 가격 인하…주가 장중 200달러 하회

입력 2022-10-25 14:05   수정 2022-1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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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에서 테슬라에 대한 수요가 둔화할 거란 우려가 증폭돼서다. 중국 현지 전기차업체도 경쟁에 가세하며 테슬라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더 척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는 세단인 모델3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의 가격을 인하했다고 공지했다. 테슬라는 모델3 중국 내 판매가격(최소가격 기준)을 종전보다 5% 내린 26만 5900위안(약 5200만원)으로, 모델Y는 8.8% 저렴한 28만 8900위안(약 5700만원)으로 책정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중국에서 처음으로 판매가격을 내렸다. 중국을 제외하면 올해 초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 등을 이유로 두 차례 가격을 올린 바가 있다. 지난달 중국 판매 촉진을 위해 구매한 소비자에게 8000위안(약 158만원)의 자동차 보험료를 지원하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축소될 조짐을 보여서다. 중국 상업은행(CMBI)은 내년 중국에서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율이 50%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CMBI는 “내년에 중국 전기차 업계에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전기차 업체 간 경쟁 리스크 증대된 걸 입증한다"며 “중국 업체들도 테슬라처럼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량의 가격을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예견된 일이었다. 올해 3분기 36만5923대를 생산하고 34만3830대를 인도했다. 분기 사상 최대 인도량이었지만 월가 전망치(35만 7000대)에 못 미쳤다. 생산량과 인도량 격차가 벌어지자 테슬라 수요가 줄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 컨설팅업체 오토포사이트는 “올해 전기차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테슬라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에서 테슬라의 경쟁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시장에서 최대 라이벌인 비야디(BYD)는 3분기에 53만 7164대를 판매해 테슬라를 크게 앞질렀다. 중국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의 80%가 현지 업체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9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중국에서 경기 침체에 직면하면서 수요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실적 부진에 대해 우려했다.

테슬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7.4% 하락하며 장중 2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저점을 찍은 뒤 매수세가 이어지며 전 거래일보다 1.49% 하락한 주당 211.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선 1.13% 내려앉으며 208.87달러를 기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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