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 급락의 여파가 국내 증시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H지수에 기초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손실위험이 발생한 데 이어 상장지수증권(ETN)도 상장폐지 된 종목이 등장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의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은 전날 지표가치(ETN 1증권당 실질가치)가 869원까지 내려가면서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전날 홍콩 항셍지수가 6.3% 급락한 여파다. 주가는 24일 하루에만 16.74% 급락하며 920원까지 떨어졌다. 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은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가면 조기청산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ETN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대형 테크기업 30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테크 지수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6월 상장해 2026년 만기 예정이었으나 전날 홍콩 증시 하락 여파로 조기청산 대상이 됐다. KB증권은 홍콩 증시의 선물 정산가격을 바탕으로 상환가격 및 정확한 상장폐지일을 공지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도 조기청산 위기에 몰렸다. 이 ETN의 지표가치는 전날 기준 1078원까지 내려갔다. 이 ETN도 항셍테크 지수 선물을 2배 추종한다. 삼성증권은 이날 장 개시 전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공시했다.
최근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이 발행한 지수 연계형 ELS 상품도 원금 손실 위험에 처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 ELS 가운데 손실발생 기준선이 5000선 위에 있는 상품 비중은 53%(5조6820억원)에 달한다. H지수는 전날 5120.94까지 하락했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자산이 정해진 구간에서 움직이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지만 기준선을 이탈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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