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부산 경남 제주 4개 시·도와 일본의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야마구치 4개 현을 포함해 8개 시·도·현이 참가한 회의였다. 김 지사는 회의 첫날 주제발표에서 “탄소중립 신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남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선도’를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는 전라남도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라남도는 신안 앞바다에 국내 최대 규모의 8.2GW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비롯해 그린수소 에너지섬 조성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공약으로 ‘세계적 기후 위기에 대응해 글로벌 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도는 2개의 전략과제와 12개의 실천과제로 구성된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선도 전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전략과제는 글로벌 에너지산업 허브 구축이다.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운영 및 관리, 항만 기반 등 기업지원 체계를 갖춘 ‘해상풍력 융복합 산업화 플랫폼’ 구축과 ‘풍력발전 보급촉진특별법’ 제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풍력발전 보급촉진특별법이 제정되면 인허가 기간을 5~6년에서 2년10개월로 줄일 수 있다. 내년 하반기 제정이 목표다.
광양만권에는 수소산업 융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2조8250억원을 들여 액화천연가스(LNG) 허브 터미널과 청정수소 생산기지, 수소항만터미널 등을 짓는 것이 주 내용이다. 올해 나주에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에 에너지 신소재, 수소, 에너지 인공지능(AI) 등 5대 중점 분야 연구소를 유치해 산업과 연구자원을 연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두 번째 전략과제는 기후 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라남도는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남중권에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를 개최해 탄소중립 실현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와 함께 2050년까지 9200만t의 탄소를 감축하고 탄소중립·에너지 대전환 기후동맹을 선언하겠다는 구상도 마련했다.
전라남도는 3개의 ‘남해안 벨트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먼저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에 우주발사체 클러스터를, 경남 사천시에 우주 위성 산업 클러스터를 지어 남해안 우주산업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다음달 예정된 정부의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은 물론 발사체 특화 산단 조성과 민간 우주개발 핵심 기반 구축까지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부산 경남 등 3개 시·도가 초광역 협력을 통해 탄성소재 핵심 기술 개발 및 고부가가치 사업화를 추진하는 남해안 탄성소재산업 벨트 조성도 추진한다. 전남은 원소재 생산 거점으로, 부산은 연구개발 기반으로, 경남은 부품 생산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 벨트에는 전남 광주 부산 경남 울산 등 5개 광역자치단체가 참여해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전라남도는 기존 사업비 6858억원을 3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전남 사업을 1조5000억원 이상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라남도는 반도체, 2차전지, 해상풍력·수소, 항공우주·드론 등 다른 지역과의 비교우위 산업 중심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세계적 수준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와 인공태양 국가연구시설 유치 등을 우선 목표로 잡았다.
K바이오 백신·면역치료 국가거점 구축, 2차전지 산업 생태계 확대 조성, 모빌리티 산업 고도화,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등도 미래를 내다보고 추진하는 핵심 사업들이다.
전라남도는 투자 기업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분양률 80% 미만 산단에만 주던 입지보조금을 전체 산단으로 확대 적용하고, 국가항 배후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임대료의 일부 또는 전부(최대 5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근로자 기숙사 임차료 지원(5년간 최대 3억원), 국내 복귀기업 투자 지원(최대 50억원) 등의 투자 유도 방안도 새로 내놨다.
김 지사는 “국가적으로 볼 때 균형발전은 가장 큰 과제”라며 “반도체 특화단지 등 광주·전남 상생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제공동체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고, 지방소멸 대응 기금이 확대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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