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투자한 '산림지'…인플레 방어 자산으로 '각광' [ASK 2022]

입력 2022-10-26 14:51   수정 2022-10-27 09:07

이 기사는 10월 26일 14: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산림지를 전통 투자 자산의 대안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목재 가격이 물가상승에 연동돼 인플레이션 영향에도 안정적인 데다 탄소중립 등 각 국의 ESG 강화 기조에 맞춰 투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티브 애디콧 스태포드캐피탈(Stafford capital) 매니징디렉터는 26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ASK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최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산림지 투자는 다른 자산군 대비 안정적으로 4%대의 무차입현금수익률과 8%에 달하는 총수익률을 투자자에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스태포드는 산림지와 농업분야에서 사모투자, 사모신용 투자를 집행한다. 뉴질랜드와 미국 동북부, 브라질 지역의 산림지와 농지를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총 10조원(75억달러) 규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이 회사가 조성한 펀드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국내 기관투자가에도 이름을 알렸다.

에디콧 매니징디렉터는 산림지 투자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서 방어 자산 역할을 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목재 공급계약은 현재 3년, 5년, 10년 만기 계약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매 년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이 계약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산림지가 매물로 나올 경우 평균 8~10곳의 바이어가 인수 의사를 밝힐만큼 투자 수요가 견고하다보니 공급자 주도의 계약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전세계에서 매 년 2600만㎥ 규모의 산림지 공급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목재 부족이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목재 소비국인 중국에서 최근 주택 착공이 줄고있지만 리모델링과 제지·포장 수요가 이를 상쇄할만큼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 정부가 2035년까지 도시화비율을 75%까지 높이는 중장기계획을 세운만큼 앞으로 7~10년간 도시로 1억명에 달하는 사람이 이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화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론 주택·인프라 건설을 위한 목재 수요가 늘 것이란 예상이다.

공급 측면에선 아시아 지역에 목재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였던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며 공급이 끊긴 점도 글로벌 목재부족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탄소중립 기조와 ESG 규제가 강화한 점도 산림지 투자 수요가 커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유럽국가들은 기업들이 매출 100만달러당 배출되는 탄소량을 뜻하는 탄소집약도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산림지는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해 탄소배출량을 상쇄시켜주는 유일한 자산군이다. 특시 시장이 초창기다보니 기관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며 자산가격이 높아지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스태포드는 1년간 집행한 자사의 포트폴리오에서도 순자산 대비 약 30%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태포드는 산림지 투자의 핵심 위험으로 '가격'을 꼽았다. 투자 수요가 몰리며 산림지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운용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산림지 투자에서 흔히 가장 큰 투자위험으로 꼽히는 화재·수해 등 물리적 요인은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전체 산림지 중 0.6%만이 물리적인 피해를 받았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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