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하며 특허 만료 약의 판권을 인수한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하지만 국내 소유권을 완전히 사온 곳은 보령뿐이다. 보령은 2020년 일라이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의 국내 소유권을 인수하면서 첫 LBA 계약을 맺었다. 2021년엔 일라이릴리의 조현병약 자이프렉사를 같은 방식으로 인수했다. 알림타는 세 번째다.
보령은 젬자, 자이프렉사, 알림타 인수에 1700억원가량을 지출했다. 세 제품의 당시 연매출은 500억원으로, 3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겠다는 계산에서다. 국내 소유권을 가져오면 마케팅을 제약 없이 할 수 있어 매출 확대에도 유리하다. 보령 인수 후 젬자 매출은 2020년 122억원에서 2021년 171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시장 진입도 가능하다. 그동안 뇌신경질환 치료제 매출이 거의 없었던 보령은 자이프렉사 인수 후 해당 제품군을 강화했다. 잘 팔리는 오리지널 약을 영업에 활용해 다른 약 판매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3분기 보령 매출은 1877억원으로 전년 동기(1583억원)보다 18.6% 증가했다. 항암제 매출은 같은 기간 254억원에서 423억원으로, 자이프렉사 등 뇌신경질환 치료제 매출은 32억원에서 69억원으로 약 두 배로 급증했다. 이 기세를 몰아 2025년까지 뇌신경계 매출을 500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장두현 대표는 “앞으로도 임상 가치를 인정받으며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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