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이런 전시는 없었다"…이틀간 5000명 '합스부르크 오픈런'

입력 2022-10-26 18:05   수정 2022-10-27 00:58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이보다 나은 전시회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유럽 예술의 정수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구성한 큐레이션이 인상적이네요.”(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를 둘러본 문화예술계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이들은 “작품 수준은 물론 전시 짜임새 모두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개막 후 이틀(25~26일) 동안 이곳을 찾은 5000명에 가까운 미술 애호가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전시장은 엄마 손에 매달린 초등학생부터 흰머리 성성한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 매표소는 물론 오디오 가이드 대여장소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관람객들은 합스부르크 600년사 연표부터 전시 기획 의도, 작품 설명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제대로 관람하겠다며 작정하고 온 이들이 많다 보니 평균 관람 시간이 다른 전시보다 훨씬 길었다는 관람평을 남긴 사람이 많았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손형철 씨는 “그동안 유명 화가를 앞세운 해외 전시는 많았지만, 막상 가보면 대표작 한두 점이 전부였다”며 “루벤스, 벨라스케스 작품과 공예품의 아름다움에 홀려 예상보다 긴 40분 동안 전시장에 머물렀다”고 했다. 다른 관람객은 “한 번으론 부족해 n차 관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바로크 시대 예술품을 흥미진진한 전시회로 만든 건 국립중앙박물관의 기획력이다. 그림 주변에 역사 스토리를 알기 쉽게 그려 이해를 도왔다. 주요 전시 작품에는 그와 관련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 초상화 앞에선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이 테레지아 여왕에게 헌정한 곡이 흘러나오는 식이다.

뮤지컬 ‘엘리자벳’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엘리자베트’도 이 전시의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이들 작품의 주인공이자 어렸을 때 별칭인 ‘시시’로 불린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1837~1898)의 실물 초상화가 전시회에 걸렸기 때문이다. 뮤지컬 티켓을 가져오면 20% 할인해주는 이벤트에 참여했다는 김정민 씨는 “영화와 뮤지컬로 접한 엘리자베트의 초상화를 직접 보기 위해 개막하자마자 달려왔다”고 했다.

루돌프 2세가 모은 연수정 꽃병, 조가비 모양 그릇 등 공예품도 큰 인기였다. 중세의 화려한 갑옷 4점 앞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플랑드르 회화의 정수를 모은 방에 얀 브뤼헐의 꽃 그림을 보며 “마스크를 꼈는데도 꽃향기가 짙게 나서 생동감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합스부르크전은 작품 간 간격을 넓게 배치해 비교적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개막 초반 인파가 몰리는 만큼 가급적 평일에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빈미술사박물관, 한국경제신문사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공동 기획했다. 15세기 막시밀리안 1세를 시작으로 20세기 초까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예술품 96점을 내년 3월 1일까지 전시한다. 전시장 입구에선 합스부르크 역사와 전시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경MOOK 잡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를 구입할 수 있다.

김보라/성수영/이선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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