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박지원 이전엔 첩보삭제 지시 없었다"

입력 2022-10-26 23:45   수정 2022-10-26 23:46

26일 열린 국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때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이 첩보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 원장 지시 이전에는 국정원장으로부터 첩보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리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에서 실종됐을 당시 국정원이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했다는 감사원 중간 감사 결과 발표와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진행된 국정감사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담당 국장은 ‘박 원장 지시 이전에 본인이 근무하는 동안 국정원장으로부터 첩보 삭제 지시는 받은 적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정원장이 임의로 삭제가 가능하지만 이전까지 국정원장이 그런 일을 지시한 바는 없었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또 “국정원에는 두 가지 서버가 있는데, 첩보를 저장하거나 배포하는 서버가 하나 있고 국정원 메인 서버가 있다”며 “메인 서버는 보고서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국정원 측이) 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지난 18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관한 감사 중간결과 발표에서 당시 국방부가 이씨 실종 다음날 새벽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 삭제를 지시했으며, 국정원은 첩보 보고서 46건을 무단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국정원은 “사건의 주요 정보를 SI(특별취급정보) 첩보들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며 “SI에 월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SI 월북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쓰였냐’는 물음에 “민주당 의원이 ‘그 첩보에서 월북이란 단어가 나왔냐’고 질문했고, 거기에 대해 (국정원이) ‘월북 단어가 있다’고 했지, 맥락이나 의미에 대해서는 질문하는 민주당 의원도 내용을 잘 몰라서 나아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에 중국어(간체자)가 적혀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김규현 국정원장이 “그와 같은 조끼는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의 분석 결과를 유지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다음달 8일 열린다.

김동현/김인엽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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