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비건 다시다'를 내놨다. '쇠고기 조미료의 대명사'였던 다시다를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낸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조미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야채수나 버섯가루 등으로 만든 기존 식물성 조미료와는 달리, 콩으로 고기의 향과 맛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다. 수 십년간 조미료 시장 1위를 지켜왔던 CJ제일제당의 이 같은 시도가 성공할지 식품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콩 단백질을 활용해 쇠고기 향미를 구현한 ‘비건 다시다’를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콩으로 쇠고기 향이 나는 조미료를 만든 것은 CJ제일제당이 처음이다.
1975년 출시된 다시다는 매년 2만5000톤 가량의 물량을 생산하며 소비자가 기준으로 3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0% 이상으로 부동의 1위다. 출시 당시 사내 공모전을 통해 브랜드명을 공모해 '다시다'라는 이름이 결정됐다.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에서 따왔다.
1950년대 중반~1970년대 초반까지 조미료는 국산 조미료 1호인 '미원'이 장악했다. 사탕수수 원당을 미생물 발효시켜 만든 발효조미료로 1세대로 꼽힌다. CJ제일제당(당시 제일제당)은 1963년 ‘미풍’, 1977년 '아이미'로 미원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그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러다 1975년 CJ제일제당이 새로운 개념의 종합조미료인 다시다를 선보이면서 조미료 시장은 변화를 맞았다. 쇠고기, 파, 마늘, 양파 등 양념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한 복합양념 형태의 종합조미료는 2세대로 불린다. 대상의 '맛나', ‘감치미', LG화학의 '맛그린' 등 종합조미료가 줄줄이 나왔다.
2000년대 후반들어선 3세대 자연재료 조미료가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의 '자연재료 산들애'와 대상 청정원 ‘맛선생'이 대표주자다. 최근엔 액상 조미료 시장도 커지고 있다. 샘표 ‘연두’, 동원F&B의 '참치액', CJ제일제당 '백설 참치액' 등이 해당된다.
국물요리, 볶음, 무침 등 한식은 물론 파스타, 라따뚜이 등 서양 요리까지 맛 내는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고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도 획득했다.
최근 직장, 학교 등 단체급식에서도 비건 메뉴가 제공되고 관련 HMR이나 소스 시장도 커지고 있어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CJ제일제당은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관계자는 "CJ만의 핵심 기술로 콩 단백질에 열 반응을 적용해, 기존 쇠고기 다시다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그대로 살렸다"며 "채식 요리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