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대장주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국민평형'인 전용 84㎡ 가격이 20억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하락세가 멈추질 않는 모양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4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28% 하락했다. 수도권은 0.34%, 서울은 0.28% 떨어졌고 인천과 경기도 역시 각각 0.48%, 0.35% 하락했다.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며 급매물 가격이 시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18일 20억3000만원(16층)에 손바뀜됐다. 지난 4월만 하더라도 26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는데, 6개월 만에 6억2000만원 급락했다.
시장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낮게 형성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 저층의 경우 최근 거래가보다 약 1억원 저렴한 19억4000만원부터 매도호가가 형성됐다. 다만 그럼에도 매수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오르니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가 퍼져 매물이 나가질 않는다"며 "급매물도 쌓는 상황이라 호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잠실엘스'와 '트리지움'도 최근 손바뀜된 급매물보다 낮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잠실엘스는 지난 7일 전용 84㎡가 19억5000만원에 팔리며 20억원 선이 무너졌는데, 현재 호가는 19억원부터 형성되어 있다.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 8월 20억8000만원에 매매됐는데, 현재는 18억원에 나온 매물도 적지 않다.
이러한 하락세를 보여주듯 송파구 집값은 지난주 0.43% 떨어지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도봉구가 창?방학동 구축 위주로 0.40% 하락해 뒤를 이었고 △성북(-0.38%) △노원(-0.36%) △은평·강동(-0.35%) △강서(-0.31%) △금천(-0.30%) 등도 서울 평균보다 더 떨어졌다.
인천(-0.48%)은 연수구가 송도?옥련·동춘동 위주로 0.62% 내렸고 서구도 가정·신현?청라동이 신규 입주물량 영향에 0.59% 떨어졌다. 경기(-0.35%)는 성남 중원구가 매물 적체 우려가 높아진 금광·중앙동 위주로 0.6% 하락했고 화성시도 동탄신도시 위주로 0.59% 빠졌다. 수원 영통구도 하·영통동 주요 단지 위주로 집값이 0.57% 내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당분간 금리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아파트 가격 추가 하락 예상이 지배적"이라며 "매수 문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가 성사돼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3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0.44%, 서울은 0.32% 내렸고 인천과 경기도 각각 0.54%, 0.48% 떨어졌다. 서울에서는 강북구가 미아동 대단지 위주로 0.52% 내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송파구와 성북구가 0.5% 하락으로 뒤를 이었다. 강동구와 은평구 전셋값도 각각 0.47%, 0.42%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신규 및 갱신계약 시 반전세?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매물적체가 심화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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