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지시설 등에 반박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이대준 씨가 월북했다는 판단은 첩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전 실장이 지침을 줘 월북으로 판단했다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진술을 부인한 셈이다.
노 전 실장 등은 실종 원인을 월북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는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 실족 가능성을 고려했지만, 이씨가 원양어선 승선 경력이 있기에 배제했고, 극단적 상황도 추정했지만 실종 하루 뒤 북측 수역에서 발견돼 이 역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특별취급정보(SI)에 이씨가 월북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같은 달 24일 국방부가 올린 공식 보고서에서 월북이 가장 유력한 실종 원인으로 추정됐다. 박 전 원장은 회견에서 "조류 등을 봤을 때 '이 씨가 북한으로 가려면 자구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보고를 해경으로부터 받았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29일 이 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해경의 중간발표가 나왔고, 이 과정에 안보실의 지시는 없었다는 것이다. 서 전 실장도 회견에서 "안보실장과 국무위원 간 관계가 지시를 주고받고 할 관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노 전 실장 등은 입장문에서 "이씨가 월북 의사를 표했다는 사실 자체를 배제하면 이것이 조작"이라며 "월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현 정부는 그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 사건은 은폐하거나 조작하려 했다는 이씨 유족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면 관계 장관과 보좌진까지 7∼8명에 이르는 인원이 심야(23일 오전 1시)에 모여 회의를 할 이유가 없다"라며 "회의를 하면 이를 인지하는 인원만 해도 상당수여서 은폐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노 전 실장 등은 문재인 정부가 이 사건은 은폐하거나 조작하려 했다는 이씨 유족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면 관계 장관과 보좌진까지 7∼8명에 이르는 인원이 심야(23일 오전 1시)에 모여 회의를 할 이유가 없다"라며 "회의를 하면 이를 인지하는 인원만 해도 상당수여서 은폐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삭제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MIMS) 자료 원본을 갖고 있다고 증언한 것을 근거로 내놨다. 그러면서 노 전 실장 등은 "애당초 사건을 은폐하고자 첩보를 삭제했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이 씨의 사망을 방조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매뉴얼이 있지만 월북자에게는 적용이 불가능하고 이씨가 북측 수역에서 발견됐다는 정황이 나오자 해경에 수색선을 북쪽으로 이동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씨를 구조하려면 북측 수역에 진입해야 했기에 이는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이씨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북측) 군대가 상부에 지시를 다시 확인할 만큼 북한군 내부에서조차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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