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 가장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를 보이던 캐나다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긴축기조 완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26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점쳤던 시장의 예상보다 인상폭이 낮았다. 이번 인상으로 캐나다 기준금리는 3.75%로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가장 높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올 들어 6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7월에는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한 번에 1%포인트를 올렸다. 9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상폭을 줄였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 발표 후 “통화긴축 국면은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는 현재 수치와 차이가 크지만, 불충분한 긴축과 지나친 긴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6.9% 올라 6월 고점(8.1%)보다는 완화됐다.
블룸버그는 “국가 경제가 불황으로 허덕이자 금리 인상 속도를 확 늦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날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기존(1.8%)의 절반으로 낮췄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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