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간판 화장품 브랜드 '후'의 올해(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지난해보다 40% 넘게 급감했다. 주력 시장인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속 정부의 봉쇄조치 등으로 K뷰티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뛰었고, 원가 부담도 가중됐다. 그 결과 LG생활건강의 올해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60% 넘게 쪼그라들었다.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9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 감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 46.8% 감소한 1조8703억원, 127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는 주요 해외시장인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꼽힌다.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으로 현지 소비침체가 나타나 뷰티(화장품) 사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에 증권가의 예상치도 큰 폭으로 하회하는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LG생활건강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1조8983억원, 2336억원이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4%, 44.5% 줄어든 5조3790억원, 58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9.3% 급감한 367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초 시작된 중국 봉쇄정책이 3분기에도 지속되며 중국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등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다.
뷰티 사업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1%, 68.6% 감소한 7892억원, 676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은 29.1%, 66.6% 떨어진 2조3417억원, 2299억원으로 줄었다.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어져 오프라인 매장 영업 정상화가 지연된 상황에서 인플루언서에 대한 정부 제재로 온라인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후의 매출이 3분기에만 34% 줄었고, 올해 누적으로는 41% 위축됐다. '오휘'(3분기 누적 매출증가율 22%) 등이 분발했으나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HDB(생활용품) 사업은 3분기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매출은 8.8% 늘어난 5873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1.8% 줄어든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분기 누계 매출은 8.1% 늘어난 1조6833억원,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1710억원을 거뒀다.
리프레쉬먼트(음료) 사업은 성수기를 맞아 호조를 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3%, 4.9% 늘어난 4939억원, 663억원을 기록했다. '제로칼로리' 신제품 음료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리프레쉬먼트 사업의 경우 원부자재 단가 상승 등 비용 부담에도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3분기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은 11.8%, 6.0% 늘어난 1조3530억원, 1814억원"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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