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양자컴퓨터 등을 12개 국가전략기술 및 50대 세부 중점기술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한다. 내년부터 매년 4조1200억원 이상을 정부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각 기술 수준을 5년 내 최고 기술선도국 대비 9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12개 전략기술 50대 중점기술 지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전략기술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헌법에 따라 설치된 대통령 직속 기구다. 대통령까지 참석한 전원회의는 윤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국가전략기술은 공급망, 신산업, 외교안보 등 전략적 중요성에 따라 선정됐다. 총 12개 분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이다. 작년 12월 정부 합동으로 선정한 10개 필수전략기술에 민·관 전문가들이 검토한 차세대원자력과 첨단 모빌리티가 추가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각 필수전략기술 분야별로 시급성이 높아 집중 지원해야 하는 SMR과 UAM,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50대 세부중점기술을 구체화했다. 단기(5년)-중장기(10년) 기술개발 방향도 제시했다.
각 분야별로는 명확한 세부 목표를 설정했다. 전문가가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임명된다. 수년내 가시적 성과를 내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양자기술의 경우, 2026년까지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양자센서 제품개발 및 생태계 구축, 한국형 시스템 확보 등을 단계적으로 이뤄 2030년까지 양자컴퓨터 분야 글로벌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통해 효율적인 R&D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기술 분야와 관련해 18개 정부 부처·청에서 추진 중인 사업은 10월 기준 304개에 달한다. 현재 예산 배분 및 조정 방식으로는 부처별 긴밀한 연계가 어렵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이에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는 범부처 통합형 예산배분 방식을 도입해 부처별, 사업별 연계성을 강화한다.
○핵심인재 확보·국제협력 강화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핵심인재 확보와 국제협력 강화도 추진한다. 먼저 인재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연구 인력 분석을 세부적으로 실시해 맞춤형 확보 방안을 도출한다. 핵심연구기관 분포 및 연구수준을 R&D 수행현황, 논문 저자, 특허 출원인, 연구자 네트워크 등으로 종합 분석하고 기술 수준과 특성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거나 교육과정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식이다.
국제협력을 위해서 우주 원자력 양자 분야 선도국인 미국과는 정책공조 및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유럽연합(EU)과는 고위급 디지털 대화를 신설하는 등 협력 채널을 활용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6세대(6G) 통신 등 국제표준 선점이 중요한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선도국과 정책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과학기술자문회의 내에 국가전략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술별 실무조정위도 구성할 예정이다. 또 국가전략기술특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첨단전략산업법, 소부장특별법 등 기존 기술체계와도 긴밀히 연계한다.
이 장관은 “과학기술이 국제질서의 중심에 놓이는 구도 속에서 국가경제와 안보를 연결하는 핵심고리인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 미래성장과 기술주권 확보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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