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정 "'사랑의 불시착' 팬, 뮤지컬 부담 있었지만 나만의 서단 완성" [인터뷰②]

입력 2022-10-27 17:21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 중인 그룹 우주소녀 유연정이 원작인 드라마 팬이었다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 중인 유연정은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의 불시착'은 최고 시청률 21.7%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동명의 드라마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유연정은 "원작을 정말 좋아했다. 방송하고 있을 때도 재밌게 봤고,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재방송할 때도 지나치지 않고 봤다"면서 "드라마 팬으로서 '북한 군인은 진짜 저럴까?'라고 생각하며 몰입해서 봤었다"고 전했다.

원작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두꺼운 팬층이 있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만큼, 부담감도 있었을 터. 특히 드라마 주연이었던 배우 현빈, 손예진은 실제 부부가 되면서 최근까지도 화제가 됐던 바다.

유연정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두 주연 배우분들은 결혼까지 골인하지 않았냐. 세계관이 연결됐다고 하듯이 팬들이 몰입해서 리정혁과 윤세리가 결혼했다고도 하더라. 너무 대배우분들이 했던 작품이라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다"고 고백했다.

유연정은 서지혜가 연기했던 서단 역을 소화한다. 서단은 평양 최고급 백화점 사장의 외동딸이자 북한 장교 리정혁을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첫 대본 리딩을 한 후 싹 사라졌다고. 유연정은 "리딩만으로도 사택 마을 아줌마들과 5중대 대원들의 익살스러운 북한말이 더해져 재밌더라. 무대 위에서 하면 훨씬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는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16부작 스토리를 3시간으로 압축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던 부분이 빠짐없이 뮤지컬에 녹아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뮤지컬로 하이라이트를 다 맛볼 수 있다는 게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이자 재미"라고 강조했다.

캐릭터 분석에도 특히 신경을 썼다. 기존 서단의 외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가져오면서도, 차갑고 새침한 분위기는 다소 변형을 주려 했다고.

유연정은 "단이는 아름다운 여성이지 않냐. 뮤지컬 안에서도 단이의 패션쇼라고 해도 될 만큼, 등장마다 옷을 바꾼다. 의상 선생님께서도 짧게 나오는 장면이더라도 단이는 정말 예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의상을 신경 써서 만들어 줬다. 다만 도도하고 냉한 이미지만 보여주기에는 3시간이 너무 짧더라. 내면의 따뜻함과 사랑에 서툰 순수하고 어눌한 모습까지 다방면의 서단을 한꺼번에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유연정 표 서단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묻자 "상대 배우인 구승준 역할을 하는 오빠들에게 물어봤다. 내가 연기하는 단이는 여리다고 하더라. 상처도 잘 받고, 좋아하는 마음도 못 숨기는, 세 명 중 가장 여린 단이라고 했다. 신경 써서 준비한 부분인데 그렇게 보여졌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북한말 연습과 관련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유연정은 "단이가 쓰는 북한말은 보통 우리가 아는 북한말이랑은 좀 다르다. 단이는 되게 젊은 부잣집 여성이지 않냐. 말투도 세련되어야 하고, 각이 잡혀야 했다"면서 "북한말을 가르쳐준 선생님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배우들도 가르친 분이었다. 실제로 현빈, 서지혜 선배님 등 거기 나온 모든 북한 배우분들 가르쳤기 때문에 이미 역할 분석이 나보다 잘되어 있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극 중 서단은 사업 자금을 횡령하고 북한으로 도피한 구승준과 사랑에 빠진다. 유연정은 구승준 역의 테이, 이이경, 한승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세 사람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유연정은 "안면이 없었던 분들이었다. 두 분은 가수인데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데 언제 친해져서 무대에서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워낙 베테랑분들이라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잘 이끌어주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금방 친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신기할 정도로 세 명의 구승준이 다 다르다"면서 먼저 이이경에 대해 "오빠는 애드리브가 폭발한다. '어떻게 저런 애드리브를 넣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근데 또 그게 매번 성공한다. 그래서 오빠랑 할 땐 재밌다. 객석에서 웃음이 나오면 더 할 맛이 난다. 어떻게 하면 될지를 아는 똑똑한 승준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테이를 떠올리며 "오빠는 뮤지컬을 오래 하지 않았냐. 거기서 오는 능숙함과 노련함이 있어서 연기할 때 편하다. 하는 대로 잘 받아주는 승준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승윤에 대해서는 "뮤지컬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처음이라서 오는 열정,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얼굴에서도 묻어나더라. 그런 걸 보면 나도 더 집중이 잘 된다. 또 오빠는 노래를 너무 잘해서 같이 부르면 좋더라. 목소리가 정말 좋다. 셋 다 다른 매력으로 좋은 승준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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