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22 한경 디지털 ABCD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주도하는 메가트렌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이끌어가는 디지털 대전환 경향과 사례들을 집중 조명했다.
하영춘 한경닷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가 경제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문화가 경제의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 소비자가 나아갈 중요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여러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방향을 찾자는 목적으로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디지털 고객 경험(DCX) 전문가인 차경진 한양대 교수(사진)는 "요즘 학생들은 TV가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 기업들은 기능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디지털 네이티브에 타깃팅한 경험 설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이 잘 드러난 사례로 방탄소년단(BTS)과 아미(팬)의 관계성을 꼽았다. 차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계에서의 모습이 다르지만 문화적 맥락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겉으로는 얌전한 여고생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BTS를 위해 아르헨티나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등 과감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네이티브는 누구보다도 경험과 의미에서 창출하는 가치를 중요시한다. 아직도 일부 기업은 고객을 단순 '바이어(buyer)'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이제는 '팬'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서비스 경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공략하려면 무엇보다 문화적 경험을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문화적 공간(온라인)에서 더 넓은 경험을 줘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디지털 세계에서 서로 만나고 싶어하는 욕구가 어떤 세대보다도 크다"며 "특히 직관적이고 새로운 경험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사진)는 'Z세대가 선택한 콘텐츠 소비법'을 주제로 강연하며 구글보다 유튜브니 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에 열광하는 Z세대의 특성을 소개했다.
그는 "Z세대의 새로운 검색엔진으로 틱톡이 자리 잡았다. 글자를 읽기보다 영상을 보는 걸 선호한다는 게 Z세대의 두드러진 특성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틱톡은 최근 넷플릭스를 제치고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오르기도 했다. 북미 지역 35세 미만 이용자들은 유튜브 다음으로 틱톡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국내 Z세대도 구글보다 유튜브, 틱톡을 선호한다. 10대 이용자의 인기 앱 순위를 보면 유튜브가 1위고 틱톡이 2위"라면서 "젊은층으로 갈수록 영상 기반 검색 서비스가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며 구글도 변화하고 있다. 구글의 프라바카르 라가반 수석보사장은 "다음 키보드는 카메라"라고 강조하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검색 기능을 제시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포럼에서는 창작자 중심의 경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사진)는 "7년 전 창작자매니지먼트(MCN)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다. 유튜버가 연예인처럼 될 수 있을 것 같냐는 지적이었다"며 "TV 중심의 메인스트림이 유튜브로 넘어올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유튜브 디지털 콘텐츠 시대는 상상했던 것보다 빨리 다가왔다"고 했다.
성인 100명 중 90명꼴로 온라인 콘텐츠를 소비하고, 10대 100명 중 96명이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았다.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콘텐츠 없이는 미디어 시장을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비난을 들었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 비난은 우스워졌다. 디지털 미디어로 소비활동이 넘어온 것은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며 "아직은 미숙해보일 수 있지만 디지털 미디어로 전환된 트렌드는 웹3.0과 연계돼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팀리더(사진)는 'Z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금융 디지털 플랫폼'을 조명했다.
장 팀리더는 "신한은행이 처음 MZ 세대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금융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금융 시장과 고객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해외 주식투자·가상화폐 투자 고객의 60% 이상이 2030고객이다. 당장의 소비력은 낮지만 향후 소비 방향성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이들의 금융 패턴과 소비패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격하게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은행 점포가 사라지는 등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데 대해선 "2010년과 비교해 은행의 오프라인 거래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는 30%, 영업점 직원은 70%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와 반대로 새로운 경험을 주는 매장은 20% 늘어나고 새로운 고객 관계 전담 직원은 5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김세린/이현주/진영기 기자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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