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은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핼러윈 데이다. 벌써부터 유튜브에는 '핼러윈 분장부터 스타일'까지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각종 분장, 코스튬에 대한 적정선과 그 수위에 대한 논쟁이 분분하다.
지난 27일 '페이스 이퀄리티 인터내셔널'(Face Equality International) 공식 트위터에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고 시작하는 글 하나가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자신의 얼굴에 '무서운' 상처, 흉터, 뒤틀린 신체 등이 있는 몇몇 사람들에겐 핼러윈 분장이 불편할 수 있다"며 "핼러윈데이 분장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FEI(Face Equality International)는 영국 비영리단체로 외모 차이를 가진 사람들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다. 화상 안면손상 등 다양한 이유로 직면하는 사회적 문제를 강조하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게시글은 각종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핼러윈 분장 관련해서 꼭 읽었으면 하는 글"이라는 제목과 함께 이 글이 공유됐다. 글쓴이 A 씨는 "상처, 흉터, 뒤틀린 신체 등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범주 밖의 외형적 특징을 핼러윈 분장의 '무서운', '으스스한', '기괴한' 콘셉트로 소비하지 말자"며 "실제 그런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재하기 때문에 조심하자"고 덧붙였다.
일부 핼러윈 분장이 청소년에게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미성년자가 19금이나 잔인한 영상물에서 본 캐릭터를 따라 하지 못하도록 제재했다. 작년 큰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폭력성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 일부 학교에서 핼러윈데이 '오징어게임' 복장을 금지한 것이다.
또 미국 교육 전문 저널 '에듀케이션 위크'는 같은 해 어린 학생들이 오징어게임을 모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 펜실베니아주와 노스캐롤라아니주 등에 위치한 학교들이 핼러윈 복장으로 오징어게임 코스튬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아일랜드와 스페인의 한 학교도 오징어게임 속 등장인물처럼 꾸미는 행위를 금지했으며, 영국의 존 브램스턴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오징어게임'에 나온 놀이를 하며 총 쏘는 시늉을 했다며 학부모들에게 '오징어게임' 시청 관련 경고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권에서 주로 즐기던 행사인 핼러윈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MZ세대의 명절'로 불릴 만큼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오는 주말 코로나19 위생 지침이 대부분 완화된 뒤 맞이하는 첫 핼러윈이기에 수많은 2030 세대가 축제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청소년의 미디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단계적 규제나 보호 장치 등 올바른 핼러윈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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