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난 몇 달간 런던에서 벌어진 일들은 더욱 당혹스럽다.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가장 어두운 순간에 자유의 불꽃을 되살린 정당이 우스꽝스러운 실정의 패러디 모델이 됐기 때문이다. 소위 지도자라 불리는 인물들이 주인공이었다. 막장 드라마는 영국 역사상 최단임 총리의 비극적인 사퇴와 함께 최악으로 치달았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분명히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더 큰 야망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그의 시대는 양상추의 유통기한보다 짧았다.
그리고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있다. 3개월 전 동료 보수당 의원들이 등을 돌렸던 그는 지난 주말 부활할 뻔했다. 하지만 결국 전문 회계 지식을 갖춘 다소 차분한 전직 은행가인 리시 수낵 신임 총리에게 자리를 내줬다. 영국은 이제 약간의 안정과 재정적 신중함을 얻을지도 모른다.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일각에선 브렉시트와 팬데믹 후유증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참고할 만한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한 가지는 지도자들의 자질 부족이다. 서방 각국에서 정부를 맡겨도 될 만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등용되고 있다. 경험 없는 전문 정치인이 늘었다. 진지하지 못한 미디어와 정치 문화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자국 중심주의를 강조하는 현대 포퓰리스트들을 등에 업고 브렉시트를 단행한 보수당은 이를 어떻게 작동시킬지에 대한 방법론에선 분열돼 있다.
이는 미국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에도 낙오된 서민 유권자들을 등에 업은 보수 포퓰리스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다 결속력 있는 국가를 꿈꾼다. 자유무역, 이민, 감세에는 회의적이다.
상충하는 정책 이념을 조화시키려 한 영국의 시도는 비참한 혼란과 필연적인 좌파 성향의 정부를 낳았다. 미국 공화당은 영국의 최근 혼란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Populism Is Behind the British Conservative Party’s Downfall’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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