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적자 기업이…삼성ENG의 대반전

입력 2022-10-28 17:30   수정 2022-10-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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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플랜트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최성안 사장(사진)이 단행한 체질 개선 작업이 주효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매출 2조4579억원, 영업이익 1605억원을 올렸다고 28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7%, 15.5% 증가했다. 멕시코,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현장에서 모듈화, 설계 자동화 등에 나서면서 생산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2010년대만 하더라도 수시로 적자를 냈다. 2008년 금융위기로 국내 건설 경기가 얼어붙자 건설업체들이 잇달아 중동 시장에 뛰어든 것이 시작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이 저가 수주 경쟁을 벌였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이때의 후유증으로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1조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최 사장이 2018년 취임한 뒤 반전이 시작됐다. 그는 취임 초부터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고, 질 위주로 수주해야 한다”며 ‘FEED to EPC’와 ‘모듈화’를 주문했다.

플랜트 사업은 ‘개념·기본·상세설계→구매→시공→시운전→유지·보수’ 순으로 진행된다. 상세설계와 구매·조달, 시공을 일괄 진행하는 방식이 EPC다. 기본설계(FEED)는 EPC 앞단에서 초기 설계와 견적을 내는 등 플랜트의 전체 틀을 정하는 작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FEED와 EPC를 동시 수주하는 ‘FEED to EPC’ 전략을 앞세워 설계 최적화를 통한 비용·공기 단축에 나섰다.

또 다른 전략은 모듈화다. 통상 플랜트 현장은 날씨 및 장비·인력 상황 등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넓은 야드가 있는 베트남에서 부품을 제작한 뒤 선박을 통해 공사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묘수로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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