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 씨의 친형이 동생 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 되고 남편의 사망 보험금을 노린 '계곡 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가운데, 지난해 이들과 같은 친족(동거 및 기타 친족 합산) 범죄가 약 6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며 지난 10년간 3배가 늘어난 수치로 친족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횡령·살인 기수 및 미수는 감소세
통계청과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친족 범죄는 총 5만7925건으로 집계됐다.
2011년 1만8901건에서 점차 늘어나더니 2015년 처음으로 3만건, 2016년에는 4만건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5만건을 웃돌았다. 지난 10년간 3배 늘어난 셈이다.
친족별로는 지난해 동거 친족 범죄는 4만9199건, 기타 친족 범죄는 8726건으로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거 친족 범죄는 전년 대비 29.3%, 기타 친족 범죄는 6% 늘어났다. 팬데믹으로 인해 동거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폭력 범죄였다. 지난해 전체 친족 범죄 중 폭력 범죄는 72%에 달한다. 그간 폭력 범죄가 친족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 사이다.
박수홍 씨와 '계곡 살인' 피해자의 경우 줄어들고 있는 국내에서 범죄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 박수홍 씨 친형과 같은 친족간 횡령 범죄는 지난해 179건 발생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친족 횡령 범죄는 2010년대 초 300건 대에 달했으나 최근 들어 감소하는 분위기다.
친족간 살인 범죄는 살인 기수와 살인 미수로 나뉜다. '계곡 살인' 사건처에서도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는 살인미수 2건, 살인기수 1건,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미수 1건으로 기소됐다. 친족간 살인 기수 범죄는 지난해 90건, 살인미수 등은 93건으로 나타나 각각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수홍 씨 친형은 동생의 주민등록증, 인감도장, 공인인증서를 비롯해 통장 4개를 건네받아 관리, 381회에 걸쳐 박수홍 씨 통장에서 약 29억 원을 빼내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직접 통장에서 돈을 빼내기도 했으나, 부친을 시켜 돈을 인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 2019년 6월 오후 8시경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 모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수영을 못 하는 윤 씨에게 구조 장비 없이 계곡물로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의 목적이 윤 씨 명의로 가입한 보험금 8억인 것으로 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