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아파트 낙찰가율은 71.1%로 집계됐다. 전달 80.3%보다 9.2%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쌓인 대구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79.5%)과 경매 물건이 급격히 늘고 있는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80.0%)보다 낮다.
응찰자 수도 평균 2.0명에 불과해 전국 평균치(4.4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낙찰률은 28.6%로, 경매 물건 10건 중 3건 정도만 새 주인을 찾았다.
세종 반곡동 수루배마을3단지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대전지방법원에서 감정가(8억3200만원)의 70%인 5억830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 7월 한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30% 깎였는데 이 가격과 비슷한 금액으로 낙찰됐다. 응찰자는 1명이었다.
인근 반곡동 수루배마을6단지 전용 60㎡는 8월 경매에서 3억8300여만원에 매각이 이뤄졌다. 낙찰가율은 66.7%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 입찰가가 2억8100여만원까지 내려가자 응찰자가 25명이나 몰렸다.
세종 아파트값 내림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경매 시장에서 낙찰받는 것보다 시중 급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올 들어 누적 9.40%, 전셋값은 누적 12.61% 떨어졌다. 요즘 경매 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과거 시세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현 시세보다 높은 편이다. 예컨대 지난달 경매에 나온 반곡동 수루배마을3단지 전용 85㎡의 감정가는 8억3200만원이었는데 현재 호가는 최저 6억원이다. 낙찰가(5억8300만원)도 현 시세와 차이가 크지 않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세종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감정가가 시세보다 대체로 높다”며 “여러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급급매 가격이 오히려 낮다”고 말했다. 다만 세종 지역은 대부분 실수요가 많은 신축 아파트여서 다른 지역보다 경매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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