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리는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쇼팽 곡 중 대중에게 친숙한 발라드 1번, 녹턴,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등 곡으로 공연 레퍼토리를 직접 짰다”고 말했다.
그는 목사인 부친을 따라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영국 왕립음대를 졸업하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피아니스트다. 2012년 고(故)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 공연에 섰고, 지난해 영국 공영방송 BBC 라디오3가 선정한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기도 했다. 피아노·첼로·바이올린으로 구성된 ‘트리오 루지’에 속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각종 클래식 축제와 솔로 무대 등에 서고 있다.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캔들라이트 콘서트에도 여러 번 섰다. 이누리는 “공연장을 어둡게 만들고 촛불로 조명을 켜다 보니 연주에 집중하기도 좋고, 관객들과도 더 친숙한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영국보다 한국 관객들의 박수소리나 호응이 더 좋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K클래식’의 열풍을 직접 느꼈다고 한다. 이누리는 “최근 들어 한국인 피아니스트를 비롯해 전반적인 연주자들의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나 임윤찬 같은 유명 연주자는 인기가 너무 많아 공연 티켓 구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젊은 클래식 연주자로서 클래식의 대중화에 관심이 많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을 통해 연주 영상과 음악 상식 등을 올리기도 하고, 연주회에서 레퍼토리를 짤 때 대중에게 친숙한 곡을 선정하기도 한다. 이누리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6세 때부터 클래식 비전공자와 장벽이 있다고 느껴왔다”며 “특히 젊은 연주자라면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위해 대중화를 놓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부딪혀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을 대중화하는 게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고전이 지닌 힘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덜어놓고 좀 더 개방적·진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혀서 음악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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