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D2) 비율은 올해 말 기준 54.1%로 예상된다. 작년 말 51.3% 대비 2.8%포인트 높다. 일반 정부 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진 빚(국가채무, D1)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합한 광의의 정부 부채다.
반면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35개국 중 비기축통화국 11곳은 이 비율이 지난해 평균 56.5%에서 올해 53.5%로 3%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선진국 중 기축통화를 쓰지 않는 11개국 평균을 앞서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개국은 달러, 유로, 파운드, 엔,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스위스프랑을 사용하지 않는 국가로 한국 체코 덴마크 홍콩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몰타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등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 54.1%, 비기축통화 선진국 53.5%로 0.6%포인트 차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5년 뒤인 2027년엔 7.5%포인트 차로 확대된다. 한국은 이 비율이 57.7%로 높아지는 데 반해 11개국 평균은 50.2%로 올해보다 3.3%포인트 하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국의 정부부채 비율을 기축통화국과 비교하며 확장 재정을 요구해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평범한 나라들의 국가부채 비율이 평균적으로 110%가 넘는데 한국은 50%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올해 주요 20개국(G20) 평균은 122.9%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기축통화국은 기축통화국보다 재정건전성 악화가 거시경제 운용에 큰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 간 재정여력 차이’ 보고서를 통해 “비기축통화국은 기축통화국에 비해 더 낮은 수준의 정부부채 비율에 도달했을 때도 정부채권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리스크 프리미엄과 이자율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정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다른 기축통화국에 비해 훨씬 적으므로 기축통화국의 정부부채 비율과 비교해 (한국의) 재정 여력이 풍부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무리한 결론일 뿐 아니라 위험한 결론”이라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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