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압사 사고가 벌어진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 사이에서 "장정 여럿이 의도적으로 '밀어'라고 외치며 뒤에서 눌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CCTV 영상을 다수 확보했다.
30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사고 현장 수습이 일단락된 뒤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다수 확보했다.
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현장 동영상들도 확보해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번 사건을 '디지털증거 긴급 분석'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렇게 되면 분석 대기 시간 없이 곧바로 증거 분석 절차에 돌입해 통상의 경우보다 결과를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
경찰은 주변 상인이나 사고 현장에 있던 시민 등 목격자들을 상대로 최초 사고 발생 지점, 이후 상황 전개 과정 등도 세밀히 확인할 계획이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 당국의 수습을 방해한 요인은 무엇인지도 따질 예정이다. 관할 지자체를 상대로는 충분한 사고 예방 조치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또 경찰은 사상자의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는 온라인 게시글 등에 대해선 개인정보 유출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죄 등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여성은 98명, 남성은 56명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26명이다. 경찰은 사망자 154명 중 153명의 신원을 파악해 유족에게 알렸다. 미확인 사망자 1명의 신원도 확인하고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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