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과 투자 환경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그는 “2008년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리스크 요인이 큰 충격파를 몰고 왔지만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유럽 등 각국 정부가 위기 극복에 서로 협력하면서 ‘V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위기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가 상호 협력은커녕 심각한 정치·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망가진 글로벌 분업 체계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공급 사이드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섰다는 점이다. 그 결과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격이 동반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선 연 5%대 정기예금과 연 10%대 정기적금까지 등장하는 등 수신 금리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은 ‘JB 1·2·3 정기예금’ 금리를 연 최고 5.1%까지 올렸다. 시중은행 예금 상품 중에선 우리은행의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이 가장 높은 이자(연 4.8%)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이나 신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이 제시하는 금리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연 6%가 넘는 정기예금은 기본이고 최고 연 8% 예금 특판(특별판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주력 예금 상품인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에 연 6.5% 특판 금리를 주고 있다. 연 7~8% 고금리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상호금융 특판 상품도 팝업 이벤트처럼 종종 나온다. 새마을금고·신협중앙회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법인별 금리를 조회해보면 이런 상품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특판은 한도가 하루 이틀, 이르면 수시간 만에 소진되기 때문에 수시로 조회해보는 게 좋다. 다만 이들 2금융권 회사는 부실 누적으로 영업정지 등 사태가 발생하면 원리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가급적 예금자 보호 한도(5000만원) 내에서 가입하는 게 안전하다.
여러 금융사 예·적금에 새롭게 가입할 생각이라면 각각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둬야 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한 금융사에서 새로 통장을 만들었다면 20영업일이 지나야 다른 금융사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자신의 신용 상태가 대출 실행 당시보다 개선됐을 때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도 유용하다.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카드사 등에서 대출받은 뒤 △직장 변동(취업) △연소득 변동(연봉 인상) △직위 변동(승진) △거래 실적 변동 △기타 부채 감소, 자산 증가 등 신용 개선 요인이 발생하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모바일 앱에서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직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소득금액증명원) 등 각종 증빙 서류도 신청자가 동의하면 국세청 등 해당 기관에서 스크래핑(긁어오기)을 통해 자동 제출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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