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압좌 증후군'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태원 생존자들이 병원에 가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일부 생존자들의 압좌 증후군을 우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장시간 신체 압박으로 죽어버린 세포에서 만들어진 독성 물질이 압박 해제와 함께 혈액 속으로 쏟아져 나오며 한꺼번에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심장 부정맥 등 급성 장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한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현장 생존자의 다리 멍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빨갛게 피멍이 든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좌멸 증후군(挫滅症候群)이라고도 하는 '압궤 손상'은 오랫동안 무거운 물체에 깔려 있던 사람이 갑자기 압박이 풀린 뒤 급사하는 현상이다.
압력에 의해 신체의 조직, 혈관, 신경 등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주로 교통사고, 건축 공사장 사고, 기차 사고, 폭발 사고, 지진, 광산 사고 등으로 발생한다.
압궤 손상은 국소적으로 골절, 내출혈, 수포 형성, 부종 등을 유발하며, 전신적인 순환 장애를 일으켜 손상 부위 이하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맥박 소실을 초래할 수 있다.
겉으로는 멍이 드는 정도로 가볍게 보이더라도 내부 장기에 출혈이나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압착 시간이 10분 이내라면 압착을 빨리 제거하고, 옷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내출혈이나 쇼크가 발생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응급처치 후 내부 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하면 그 결과에 따라 치료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의 경우 이론적으로 압궤 손상이 가능하기는 하나, 사람 몸끼리 눌린 경우에는 흔히 발생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신체 광범위하게 피멍이 든 경우 검사와 진료가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손상된 근육이 대량으로 파괴되면서 신장에 급성 손상이 생기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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