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 각종 이벤트 올스톱…성탄절 불빛도 꺼졌다 [종합]

입력 2022-10-31 14:31   수정 2022-10-31 14:54

# 지난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다이소 매장. 전날까지 핼러윈 용품으로 꾸며져 있던 '할로윈 기획전' 매대는 '빼빼로데이' 매대로 바뀌어 있었다. 핼러윈 용품에 대해 물어보자 직원은 "지금 핼러윈을 챙길 분위기가 아니지 않느냐. 용품을 모두 치웠다"고 했다.
#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매표소에는 '이태원 참사 국민애도 기간 중으로 모든 공연과 이벤트가 취소됐다'는 공지문이 걸렸다. 다만 오전 10시 개장까지 40분 넘게 남아있었지만 입구 앞에는 학교에서 체험학습을 온 학생들 중심으로 대기열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15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로 유통업계가 핼러윈 프로모션을 전면 중단하고 예정됐던 대규모 행사를 취소 혹은 축소하고 나섰다. 31일 핼러윈 데이 당일을 맞은 유통가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당초 이날부터 시작 예정이던 19개 계열사 동참 할인 행사 '대한민국 쓱데이'를 취소했다. 쓱데이는 신세계그룹의 전 계열사가 1년에 한 번 여는 대표 할인 행사로 올해는 지난해 그룹에 편입된 G마켓과 옥션의 '빅스마일데이'도 동참, 물량이 역대 최대인 2조원 규모로 예정돼 있었다.

신세계그룹은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의 명복을 빈다"며 "다음달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다음달 9일까지 유통군 8개 계열사가 진행하는 '롯키데이' 행사에 관한 마케팅과 홍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테마파크 등은 핼러윈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한 상태다.

백화점들은 핼러윈 관련 팝업 매장과 점포별 행사를 일제히 중지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 팝업 매장 등을 모두 취소하고 행사 관련 포스터 등도 제거했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점포별로 핼러윈 행사를 취소 혹은 중단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 역시 점포 내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점포 내 포스터 등을 떼어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CU가 핼러윈 파티용품 등을 무료 배송하는 기획전을 중단했고, GS25는 잠실 주경기장 핼러윈 EDM 축제 부스를 철수했다.

커피 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업계도 관련 프로모션을 멈췄다. 일례로 핼러윈 음료와 푸드 등 메뉴를 선보인 스타벅스가 프로모션을 조기 중단했다. 급하게 메뉴 운영을 중단하다보니 서울 일부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핼러윈 음료 사진을 넣었던 메뉴판을 비우고 운영하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에선 거리에 연말 분위기를 더하는 크리스마스 단장 및 점등 행사도 미루거나 중단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3일 예정됐던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크리스마스 외벽 장식 공개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7일부터 진행 중이던 크리스마스 점등 이벤트 등을 축소·중단했다. 압구정본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 중이던 크리스마스 점등 이벤트를 축소하고, 더현대서울은 6000개의 조명을 활용한 '라이트닝 쇼'를 이태원 참사 후 멈췄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개막하는 국내 최대 규모 쇼핑행사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도 이날 예정된 개막 행사를 취소했다. 코세페 기간 개최 예정이던 각종 지역 축제도 모두 취소했다.

앞서 핼러윈을 이틀 앞둔 지난 주말(29일) 밤 대규모 인파가 몰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3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초유의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으로 집계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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