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경매 시장도 21년 만에 가장 차갑게 얼어붙었다.
3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07건으로 이 중 19건만 낙찰(낙찰률 17.8%)됐다.
낙찰률은 전월(22.4%) 대비 4.6%포인트 하락하면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법원이 휴정한 기간을 제외하면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래 2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89.7%) 대비 1.1%포인트 떨어진 88.6%를 기록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4.0명)보다 1.4명 줄어든 2.6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빌라도 마찬가지로 경매가 진행된 591건 중 71건만 낙찰돼(낙찰률 12.0%) 역대 최저 낙찰률을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1.6%포인트 하락한 89.8%, 평균 응찰자 수는 2.3명이었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이 80%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서울 상가 낙찰률도 14.0%로 전월보다 4.6%포인트 내렸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전월(13.6%)보다 소폭 오른 15.8%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천 상가 낙찰률은 27.8%로 직전 달(37.0%)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오피스텔 낙찰률도 10.0%로 8.0%포인트 하락했다. 빌라 낙찰률도 6개월 연속 하락해 18.1%로 역대 최저였다. 다만 아파트 낙찰률은 31.1%로 전월(26.5%)보다 소폭 올랐다.
경기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33.8%)에서 이달 31.9%로 7개월 연속 하락했고, 오피스텔 낙찰률도 19.2%로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가 낙찰률은 전월 24.1%에서 이달 25.4%로 소폭 상승했고, 빌라 낙찰률도 24.5%에서 28.3%로 다소 올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은 금리 인상 부담과 함께 매매가도 하락하는 추세여서 유찰된 물건이 쌓여 경매 진행 건수가 늘고 있지만, 경매시장에서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작년에는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빌라 가격이 상승했지만, 올해는 빌라도 같이 가격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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