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게임사인 컴투스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시장에서 대거 매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의 공세에 놓인 에스엠의 백기사로 나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에스엠과 사업 협력을 강화하려는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10월 12일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SM엔터 지분을 매입했다. 하루 수십억원씩 전체 670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지분 4%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투자가 가운데 기타법인이 에스엠을 집중 매수했는데 해당 법인이 컴투스로 파악됐다. 단일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18.46%), 국민연금(7.81%), KB자산운용(5.12%)에 이어 5% 이상 지분보유 신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에스엠 주가는 10월 상승세를 보여왔다. 10월 12일 6만1000원에서 이날 7만1100원까지 16%가량 올랐다. 14일 에스엠 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해지를 발표한 데다 컴투스에서 매일 매입한 결과다.
컴투스의 지분 매집 배경을 두고 일각에선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의 공세에 놓인 이수만 프로듀서 측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에스엠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수만 프로듀서 측 인사인 이성수 대표이사와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준영 CCO 등 사내이사 3인이 임기 만료를 맞이한다. 표대결을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 측과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프로듀서 입장에선 컴투스를 주요 주주로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컴투스가 에스엠과의 사업적 협력 차원에서 지분 매집에 나섰다는 의견도 있다. 컴투스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메타버스에서 에스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면 시너지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컴투스는 올해 6월 자회사 위즈윅스튜디오와 컨소시엄을 이뤄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인 RBW에 23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차준호/서형교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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