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포트폴리오의 경우 시장 지수 또는 업종 지수 전체를 사지 않고, 가치주(value stock)와 성장주(growth stock)를 양쪽으로 보유하는 것이 바벨 전략의 대표적 예가 된다. 가치주는 금리 상승 등으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하거나 경기 침체기에 가치방어의 효과가 있고, 성장주는 경기가 정상화됐을 때 주가가 크게 상승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양극단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은 어떤 장점이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 유효할지 알아보자.
전자의 경우 평소 수익률이 일정하다가도 금융위기 또는 급격한 거시경제변수의 변동 등에 맞닥뜨렸을 때 한 번씩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바벨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평소에 진동하듯이 수익률이 오르내리나 장기적으로는 양쪽 자산이 서로 보완하면서 안정적인 중간수익률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즉 바벨 포트폴리오는 변동성을 제한하면서 추세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거시경제변수나 자산시장의 급변동 시 유용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급격한 금리 상승 상황에서 단기 국채와 장기 국채를 양쪽으로 보유하는 바벨 전략을 취한다고 해보자. 단기 국채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장기 국채는 단기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적으로 경제가 침체할 때 금리가 하향하면서 채권가격 상승을 통해 높은 수익을 얻게 해준다.
인컴형 자산은 이자, 배당금, 임대수익 분배금 등을 제공하는 채권, 배당주, 리츠(부동산간접투자기구) 등이 대표적으로 해당된다.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글로벌 자산에 주요 비중을 분산 투자하는 타깃인컴펀드(TIF)도 인컴형 자산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연금에서는 인컴형 자산을 채권형 또는 배당주 펀드와 ETF 형태로 투자할 수 있고, 상장 리츠는 기존 퇴직연금에 이어 연금저축펀드 등 개인연금에서 두루 직접투자가 가능하다.
연금의 바벨 투자전략에서 양 축의 비중은 실제 바벨처럼 균등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개인별로 다른 경제적 생애주기, 투자 성향 등을 감안해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은퇴 시기에는 물가나 금리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 확보 또는 이자수익률이 중요하니 인컴형 자산에 70~80%를, 4차 산업혁명 및 혁신기술에 투자하는 ETF 등에 20~30%를 배분하는 식이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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