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골드버그 대사를 접견하고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에는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무력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한미 연합전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한미동맹과 관련해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번영과 동북아 평화체제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며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동맹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장하고 고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미국의 협력도 요청했다. 그는 "양국이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호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IRA에 대해 우리 기업과 산업계가 갖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양국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미국 의회 지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며 "한미동맹의 안정적이고 지속적·포괄적 발전을 위해 한국 측의 우려가 합리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동맹이 미국과 한국 의회 양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양국에서 양당의 초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IRA와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인지하고 있다"며 "동맹국인 한국과 협력을 통해 동맹에 걸맞은 방식으로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는 전술핵 재배치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이 대표가 언급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표는 골드버그 대사에게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전술핵 재배치, 핵개발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미국 입장에서도 동의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한미에서 더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 대표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이야기가 나오는데 핵실험을 막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중국에 협조 요청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어떻느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한편 이날 접견에 앞서 이 대표와 골드버그 대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의 묵념을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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