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소 3명의 대역을 두고 있다는 '가짜 푸틴설'이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의 전술이 형편없다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내놓은 주장인데, 크렘린궁이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보국장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바보가 아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전쟁에서 어떤 논리도 따르지 않고 형편없는 전술을 쓰고 있어 당혹스러울 정도"라며 "푸틴이 여전히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특별한 경우 행사에 등장하는 푸틴 대역을 포착한 적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역을 사용하는 게 관행이 되고 있다"며 "대역이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 3명이 있고 그들은 모두 푸틴과 비슷해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1일 부다노프 국장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자 "그런 헛소리에 언급할 게 있겠냐"고 일축했다.
'가짜 푸틴설'이나 '푸틴 대역설' 관련 의혹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되며 일부 행사에 자신을 닮은 사람을 대신 내보낸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해왔다. 또한 전쟁 발발 후 지난 4월에는 암살 위험을 피하려 대역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 중 "체첸 분리주의자들과 전쟁을 벌이던 2000년대 초 신변 안전을 위해 대역을 도입하자는 아이디어가 측근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거부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대통령도 '가짜 푸틴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웃어 버린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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