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장사 없네…초고가 아파트도 최대폭 하락

입력 2022-11-01 17:22   수정 2022-11-02 00:25

초고가 아파트값이 역대 최대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택시장 침체 영향을 덜 받는 강남권 ‘대장주 아파트’도 가파른 금리 인상과 ‘거래절벽’에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97.58을 나타냈다. 전월(99.32)에 비해 1.75% 하락했다. 2009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이 지수는 올 7월 -0.2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한 뒤 하락 폭을 키워가고 있다. 이 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보여주고 있다. 헬리오시티, 파크리오, 반포자이, 리센츠, 잠실엘스, 래미안퍼스티지, 도곡렉슬 등이 포함돼 있다.

통상 초고가 아파트는 경기 둔화 시기에도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자산가들이 많아 ‘급매’ ‘급급매’ 물량이 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강남권 부동산 시장마저 냉각기에 접어드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 아파트값은 올 2월 하락세로 돌아선 후 매월 하락 폭을 키워가고 있다. 9월엔 송파구 아파트값이 전월에 비해 0.99% 하락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강동구도 올 하반기 들어 아파트값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파크리오(전용면적 144㎡ 기준·23층)는 지난달 초 25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최고가(33억원·22층)와 비교하면 1년 만에 8억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전용면적 84.8㎡ 기준·12층)도 최고가 대비 7억5000만원 떨어진 19억5000만원에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도 더 이상 안전자산이 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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