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와 함께 살고 있나요?” [이상한 창업자 신영씨]

입력 2022-11-02 10:12   수정 2022-11-04 08:35

[한경잡앤조이=강신영 아몬디 대표] 우울, 불안, 불면, 스트레스 등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살면서 이러한 심리적인 문제를 한 번도 겪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우울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은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도 100만 명이나 된다. 하지만, 본인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루에 5시간씩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언제든 본인이 원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입맛도 없고, 사는 게 재미가 없지만 그게 당연한 것이라 여기기도 한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본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아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고 해도 본인의 상태를 바꾸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은 더 어렵다. 우리 회사에서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본인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지 간단하게 자가 진단을 하고,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해주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자가 진단을 진행한 72명 전원이 가장 심한 단계의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하는 사람은 4명뿐이었다. 하지만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고,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

심리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
심리적인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어려움을 나누고, 사회적인 지지를 얻는 것이다. 그 대상은 가족, 애인, 친구 등 누가 돼도 상관없지만, 본인을 평소에 지지해주고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더 좋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1938년부터 75년 동안 7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을 연구한 결과, 한 명이라도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았고, 심지어 뇌 기능도 더 천천히 퇴화했다고 한다.

운동을 하는 것도 정말 좋은 방법이다. 운동이라고 해서 꼭 헬스장에 가거나 밖에 나가서 뛸 필요는 없다. 집에서 운동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동작을 따라 하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도 되고, 그것도 어렵다면 심지어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 조금이라도 활력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주 3회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면 실제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조차도 치료가 된다고 하니 꾸준히 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사실 이미 심리적인 어려움이 생기게 되면 위의 방법들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본인의 이야기를 터놓고 하기도 힘들고, 운동은 점점 귀찮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에너지가 높을 때, 의식적으로 이런 행동들을 취하면서 건강한 습관들을 만들어 놓는 것이 가장 좋다.

심리상담? 정신과와 어떻게 다를까?
그럼에도 심리적인 문제가 쉽게 해소가 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막상 도움을 받으려고 하면 정신과에 가야할 지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심리상담은 1시간 상담에 평균 10만원의 비용이 들고, 정신과는 15분 진료에 평균 2~3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진행 방식의 차이도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병원은 약물 처방을 위주로, 심리상담은 말 그대로 상담을 기반으로 심리 치료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두 방식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없지만, 분명한 건 둘 다 시도해보지 않는 것 보단 두 방식 중 하나라도 시도해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간단한 진단과 약물 처방을 받고 싶다면 정신과에, 전문가와 상담을 하면서 심리치료를 받고 싶다면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면 된다. 정신과에 갔는데 상담이 더 필요해 보이면 상담사를, 상담센터에 갔는데 약물 처방이 더 필요해 보이면 정신과를 추천해줄 것이다.

심리 치료, 효과 있을까?
아무리 정신과나 상담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얘기를 들어도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지 않았거나, 치료를 받아봤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경험이 좋지 못했다면 심리 치료에 대한 의구심이나 반발심이 들 수밖에 없다. 나도 ‘상담이 뭐 그냥 얘기나 들어주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다가, 더 이상 혼자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 때쯤 ‘한번 받아 볼까?’라는 생각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 그래서 나와 우리 팀원들은 사람들이 마음의 문제가 생겼을 때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에게 가면 당연히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더 상향 평준화된 심리 치료를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미래를 위해
상향 평준화된 치료 경험을 위해서는 우선 심리 치료 자체가 지금보다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들이 최대한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심리 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각각의 전문가들이 더 체계화된 치료가 가능해진다 해도 각자 많이 다뤄 본 사례가 달라 치료를 잘하는 분야나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은 내 주변 지인들이 나에게 상담사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도 너한테 어떤 사람이 잘 맞을지 알 수가 없어”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좋은 전문가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만 전달해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각 전문가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전문가를 연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본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고, 변화하고자 마음을 먹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어렵게 변화하고자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치료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고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더 나은 심리 치료 경험을 위해 오늘도 우리 사무실의 불빛은 꺼질 수 없다.




강신영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과 기술경영학을 전공한 후 카카오 AI개발팀에서 인공지능 연구원으로 일했다. 스타트업 투자사인 스파크랩으로 이직 후 프로그램팀 팀장으로 재직하며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업무를 진행하다가 멘탈 헬스케어 기업 아몬디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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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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