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화재가 일부 건물의 손실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국민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작은 사고만으로도 사회적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최근 경기 판교 데이터센터 사고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즉시 중앙 시스템이 이를 인지하고 신속히 대응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화재 이후 해당 층을 구역 정전시키고, 서버엔 전력이 지속적으로 공급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었다면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LS일렉트릭(ELECTRIC)은 저압 상황에서도 센서를 통해 온도를 실시간 체크하고 과열이 감지되면 즉시 운전요원에게 경고 알람을 송신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전력기기에 대해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중앙 관리시스템으로 보내는 콜렉터 등이 설치된 ‘스마트 배전반’을 지난해 출시했다. 배전반은 데이터센터 시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또 데이터센터 전용 최신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했다. 초고압 설비부터 고압·저압 기기까지 이중화 설비를 포함하고 있다. 비상 장비인 UPS, STS(이중화전원시스템), 비상발전기 등과 연결해 사고 상황, 설비의 건전 상태를 파악한다. 비상발전 투입, 긴급 복전(復電) 등 다양한 대응 조치가 자동으로 시작되는 시스템을 고객사에 제공한다.
기존 시스템은 화재, 전력, 공조, 기계 등 개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화재, 수해 발생 때 사고 정보를 연계해 대처하는 기능이 약하다. LS일렉트릭은 ‘3D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센터 내부, 외부 전층에 위치한 장비들을 통합해 사고 상황을 즉시 판단한다. 시스템 간 연계를 통해 운영자에게 상황을 전달, 비상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스마트 배전반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위험한 현장에 접근하지 않고도 적외선 감시 및 부분방전 상태를 전달받을 수 있다.
LS일렉트릭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데이터센터의 전력기기를 공급했다. 최근 고도화된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설비 상태를 실시간 감시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선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LG, SK, 롯데, KT,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국내에 이미 150여 개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며 “클라우드 수요 증대에 따라 한국 시장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수준의 관련 인프라 건설 운영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사고 상황과 전력설비 건전성을 진단하고 비상시 자동운전할 수 있는 SOO(시스템 동작 절차서)도 내년부터 데이터센터 솔루션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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