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 상인이 사망자들을 추모했다.
지난 1일 MBC 'PD수첩'은 '긴급 취재 이태원 참사' 편을 보도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경찰이 봉쇄하고 있는 참사 현장 골목에서 오랜 시간 장사 해온 상인이 등장했다.
상인은 가게에서 초 2개와 밥과 국, 과일 배·감 등을 담은 쟁반을 들고나온 뒤 골목 한가운데 돗자리를 폈다.
이후 돗자리에 자신이 차려온 제사상을 올렸다. 그는 신발을 벗은 뒤 절을 올리고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흐느꼈다.
해당 상인은 참사 당일 가게 문을 개방해 많은 부상자를 구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생명이 그의 눈앞에서 숨을 거뒀다.
골목을 통제 중인 경찰은 상인의 이러한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자 상인은 "이러시면 안 돼요. 이거는 봐줘야 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는 현장이다, 현장. 현장이니까 애들에게 밥 한 끼 먹여야 할 것 아니에요"라며 경찰에게 소리쳤다.
경찰 여러 명이 나서 그가 차린 제사상을 치우려고 하자, 상인은 "그러지 마세요. 저기(제사상)는 놔둬요. 손도 대지 마라"며 울부짖었다.
실랑이 끝에 결국 경찰도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은 자리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우는 상인의 어깨를 다독이고 위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골목에는 상인의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 역시 "눈물이 앞을 가린다", "감사하다. 그날 현장에서 본 광경으로 힘드실 텐데 심리치료 받으시면서 건강하시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일 오전 6시 이태원 사고 인명 피해가 31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 156명, 부상 157명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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