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부실 대응이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태원을 관할하는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이 대기발령 조치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청은 2일 공지를 통해 “이임재 현 용산경찰서장은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으로 대기발령하고, 금일중 후임자를 발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서장은 호남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용산경찰서장에 임명됐다.
112 신고 녹취가 공개되며 경찰의 초기 대응 부실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 서장의 늑장 보고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서장은 참사 당일인 29일 오후 11시 36분경 서울경찰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때는 사고 발생(오후 10시 15분) 1시간 21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경찰청 담당자를 통해 보고받은 것은 30일 0시 14분이었다. 사고 발생 1시간 59분 뒤다.
온라인 뉴스로 “이태원에서 수십 명이 실신했다”는 취지의 첫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은 사고 당일 오후 11시 36분이었다. 서울청장이 사실상 언론보다 이 사건에 대해 늦게 알게 된 셈이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오후 6시 34분 "압사당할 거 같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시작으로 사고 발생 전까지 총 11건의 ‘압사 가능성’을 호소하는 신고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용산경찰서장으로는 임현규 경찰청 재정담당관(총경)이 맡는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사망자는 총 156명, 부상자는 157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보고를 받은 것은 29일 밤 11시 1분이었다고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지난 29일 밤 10시 15분에 사고가 발생했고, 38분 뒤인 밤 10시 53분 소방청 상황실에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부대변인은 "사고 상황을 확인한 국정상황실장은 밤 11시 1분 윤 대통령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고, 이후 대통령은 사고 내용과 사상자 발생 가능성 등을 보고 받고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밤 11시 21분 첫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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