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연구소와 메드팩토는 공동연구를 통해 위암세포의 간 전이를 조절하는 ‘LRRFIP2’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길로연구소는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가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위암세포의 간 전이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발견한 건 세계 최초란 설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온라인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10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위암세포에서 LRRFIP2 단백질의 발현양에 따라 위암 환자들의 간 전이 여부를 예측했다. 이를 통해 향후 위암 환자의 간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연구에 따르면 전이성을 가지지 않는 위암세포에서 발현된 LRRFIP2 단백질은 암 성장과 전이를 유도하는 ‘CARM1’ 단백질에 결합한다. 이를 통해 CARM1 단백질의 전이 능력을 억제시킨다. 반면 전이성을 가진 위암세포에서의 LRRFIP2 단백질은 CARM1 단백질과의 결합능력이 현저하게 낮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전이성을 가진 위암세포에서 발현되는 LRRFIP2 단백질은 24개의 아미노산을 만드는 7번째 엑손(엑소7) 하나가 삽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엑손7의 삽입이 LRRFIP2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가져와, CARM1과의 결합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추정이다.
실제 전이성을 가진 위암세포에서 LRRFIP2 유전자의 엑손7을 유전자 가위로 제거했더니, 위암세포의 간 전이가 현저하게 억제됐다고 했다. 또 연구진이 위암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엑손7 부위를 가진 LRRFIP2 단백질이 높게 발현된 위암 환자들은 전체생존기간이 짧았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위암 환자에서 LRRFIP2의 엑손7 유무를 조사하면 간 전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CARM1 억제 물질이 엑손7을 가진 LRRFIP2를 발현하는 위암세포에서 치료 효과가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현재 CARM1 억제 물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성진 길로연구소장은 “LRRFIP2 단백질 발현양에 따라 위암 환자들의 간 전이 유무와 생존기간 등의 예측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을 비롯한 여러 암종의 전이 억제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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