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로 3세 아들 골든타임 놓쳐 사망" 주장…논란 확산

입력 2022-11-03 14:37   수정 2022-12-03 00:01


중국의 3세 아동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위급 상황에 처했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중국 소셜미디어에 분노와 애도 여론이 일었다. 사망한 아동의 부모는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친 결과라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간쑤성 란저우에 거주하는 한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집에서 요리를 하던 중 가스가 누출되면서 3세 남아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동의 부친인 투오실레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구급차를 부르거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당시 연결이 되지 않았으며, 심폐소생술을 한 뒤 직접 병원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저지당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이 지역이 봉쇄돼 이동이 제한돼서다. 투오는 아들을 데리고 봉쇄구역을 넘은 뒤 다른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택시로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이 아동은 목숨을 잃었다. 투오는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간접적으로 살해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동이 심폐소생술을 받는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면서 ‘제로 코로나 때문에 치료가 지연된 결과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숨진 아동을 추모하는 해시태그(Three years of COVID was his entire life)가 범람했으나 현재는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오는 인터뷰에서 “은퇴한 관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이 사건을 공개하지 않고 배상 요구도 포기할 경우 10만위안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아들의 사망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10만위안은 약 1950만원이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면서 봉쇄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에까지 이르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봉쇄 중이던 산시성 시안에서 임신부가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유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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