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디지털 대전환(DX)에 나서는 중견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DX를 생존 해법으로 정립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농기계 제조회사 TYM은 올해 상반기 DX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부서를 중심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모든 업무에서 빅데이터 수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제조 공정도 설비 및 센서 데이터를 통합해 디지털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투자하고 있다.
TYM은 소비자와의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트랙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MYTYM’ 서비스가 좋은 예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2023년형 트랙터 ‘T130’을 공개했다. 농업 데이터 수집 및 활용 기능이 적용된 트랙터로 농업의 DX를 촉진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란 평가다.
의약품 유통 중견기업 지오영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업해 물류 서비스의 D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 ‘옵티로’의 무선 통신 기반의 콜드타임 모니터링 써모서트 서비스를 도입, 의약품 운송 과정에 체계적인 온도 기록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지오영은 향후 온도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 운송 사업 전반에 써모서트 기술을 적용해나갈 방침이다.
와이지원도 물류 분야에 DX를 적극 접목하고 있다. 미주, 유럽 등지의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고객 수요 예측부터 판매 치 생산관리, 납기 및 재고 관리, 제품 인도까지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중견기업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DX를 추진 중인 중견기업은 19.5%에 그쳤다. DX를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투자 비용 부담 △전문인력 부족 △정보 부족 등이 주로 꼽혔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견련,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중견기업 DX 역량 제고를 위해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견기업 전용 재직자 교육사업인 ‘중견기업 핵심 인재 육성 아카데미’ 사업 내 ‘중견기업 디지털 퍼실리테이터 양성 과정’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 예정인 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종별 디지털 혁신사례를 공유하는 ‘중견기업 디지털 혁신 웨비나’, 중견기업의 역량과 스타트업의 디지털 혁신 기술을 결합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중견기업-스타트업 DX 상생라운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견련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산업 생태계의 중간자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해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최적의 기업”이라며 “중견기업의 DX 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지속·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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