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예술' 미디어아트…일상이 캔버스가 되다

입력 2022-11-03 17:05   수정 2022-11-04 02:17


하늘에는 달 대신 텔레비전이 떠 있고, 부처는 참선하는 자신의 얼굴을 텔레비전으로 바라본다. 로봇 모양으로 이어 붙인 텔레비전들은 찰리 채플린이 되고, 슈베르트가 된다.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추앙받는 백남준 이야기다. 현대미술의 거장 백남준(1932~2006)은 지금으로부터 59년 전 TV를 예술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컬러텔레비전이 인류의 삶 속에 파고들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백남준의 위대함은 단순히 ‘신문물’ 텔레비전을 누구보다 먼저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에서 오지 않는다. 그는 미디어의 본질을 꿰뚫었고 미디어로 세상의 진실을 알렸다. 회화와 조각이 전부였던 시절에 백남준은 많은 것을 내다봤다. 미디어가 우리 삶을 지배할 것이고, 세계 문화의 중심이 될 것이며 인간이 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영상 매체로 인해 사람들은 초 단위로 문화를 즐기고 소통할 것이라고도 했다.

초 단위로 문화를 소비하게 될 것이라는 백남준에게 영원에 대한 집착이 있을 리 없었다. 나중에 텔레비전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별걱정 다 한다는 투였다. 그는 ‘불멸의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길고 예술은 짧다’고 쏘아붙였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을 유쾌하게 비틀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언제가 백남준이 그랬던 것처럼 예술에 미디어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백남준 시절과는 비교조차 의미 없는 새롭고 강력한 기술로 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백남준의 후예’들은 온몸으로 작품을 느끼는 오감예술의 경지까지 미디어 아트를 확장했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그림 조각들이 우주에 있는 것처럼 유영하는 정도다. 요즘 미디어 기술의 첨단은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주려고 할까.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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