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요원 기량 점검과 전투력 향상을 위해 개최한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미사일 발사 실패가 잇따랐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연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사진) 1발이 비행 중 폭발했다. 같은 대회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은 사격 전 오류가 발견돼 미사일 발사가 중단됐다.
공군 관계자는 “천궁은 발사 과정에서 유도탄과 사격통제레이더 간 교신이 불안정해 공중 폭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요격 미사일은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지상에 충돌하지 않도록 공중에서 폭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천궁은 이날 발사된 뒤 10여 초간 연소하면서 연료를 소진했고, 해상으로 약 25㎞ 날아간 뒤 폭발했다. 2017년 전력화 이후 천궁의 발사가 실패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패트리엇 발사가 중단된 원인은 레이더 시스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패트리엇은 발사 직전 사격통제 레이더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실제 상황이 아닌 대회 중인 점을 고려해 발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 등에 대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군의 핵심 무기에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 지난달 4일 강릉 공군비행장에서 시행한 한·미 지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에선 우리 육군이 발사한 현무2-C 미사일이 표적 방향이 아닌 후방의 기지 내 유류 저장고 경내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이튿날 새벽에 발사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 미사일 2발 중 1발은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겼다. 일각에선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사고가 난 현무, 천궁, 패트리엇, 에이태큼스 등은 3축 체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무기다.
군은 오는 9일로 예정됐던 천궁-2의 첫 실사격을 안전 점검이 마무리될 때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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