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주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서울 집값도 23주 연속 하락하는 등 연이은 금리 인상 파고에 전국 아파트 가격이 저지선 없이 밀리는 양상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3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0.28%에서 -0.32%로 내림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주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역대급 매수세 위축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있다. 수도권은 전주 -0.34%에서 -0.40%로, 지방은 -0.22%에서 -0.24%로 내림폭이 커졌다. 모두 주간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이다. 이번 조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3일 새벽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시장 우려가 가격 하락세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0.34% 떨어져 23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락폭도 전주(-0.28%)보다 커져 역대 최대 낙폭(2012년 6월 -0.36%)에 근접했다.
대단지에서 급매 거래가 속출한 송파구는 0.60% 내려 서울 25개 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말 17억9500만원에 팔려 지지선 18억원도 무너졌다. 작년 11월 세운 신고가(24억8000만원)보다 7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1㎡도 직전 거래가 29억5000만원보다 5억원가량 빠진 24억4100만원에 지난달 손바뀜했다.
강남구는 -0.23%에서 -0.28%로 낙폭을 키웠다. 성북구(-0.44%), 노원구(-0.43%), 도봉구(-0.42%), 은평구(-0.40%) 등도 급매물은 쌓이지만 거래 문의가 전무한 상황이다.
인천(-0.48%→-0.51%), 경기(-0.35%→-0.41%) 등 수도권도 공급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경기 파주(-0.82%), 화성(-0.64%), 동두천(-0.62%) 등지의 낙폭도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시장 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37% 떨어졌다. 수도권이 0.51%, 지방은 0.24% 하락했다. 서울은 -0.43%를 기록했다. 모든 지역의 전세가 낙폭 역시 주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창무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전환점이 오기 전까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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