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절규하며 소리지른 경찰 "더 살리지 못해 죄송"

입력 2022-11-03 18:52   수정 2022-11-03 18:53


156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목이 쉬도록 소리쳤던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 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가 "그저 유족분들께 죄송하다"라는 심경을 전했다.

3일 김 경사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힘든 것보다는 지금 저보다 훨씬 더 고통받고 계시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유족분들의 마음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김 경사는 사건 당시 당초 단순 시비 문제로 현장에 출동했다. 그는 “해당 신고를 받고 저희 여성 경찰관 1명과 동료 남성 경찰관 한 분 총 3명이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었다”고 상황을 밝혔다.

참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김 경사는 “현장에 도착해보니 많은 시민께서 참사 현장을 향해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계시더라”며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몰랐고 그저 사람들 비명과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서 ‘무슨 일이 났구나’라는 생각에 이제 인파를 뚫고 들어가 보니까 여러 사람께서 이제 인파에 눌리셔서 손을 뻗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이미 시민분들께서 구조 활동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경사는 “지원요청은 옆에 있던 여성 경찰관이 ‘저희 인력으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여서 즉시 무전으로 인근에 있던 경찰관들에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했다.

영상에 찍힌 자기 모습에 대해서 김 경사는 “그 앞에서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가 해밀턴 호텔 뒷골목 쪽에 이미 인파가 꽉 차 있었고 그 인파로 인해서 참사 현장에 깔려 계신 분들에게 하중이 계속 실리다 돼 구조활동이 난항이 겪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옆에 있던 다른 남성 경찰관과 함께 해밀턴 호텔 뒷골목으로 뛰어가 압사 현장에 계시는 분들에 대해서 더 이상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뒤에 있는 인파들을 해산시키고자 인근에 있던 술집의 난간에 올라가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소리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경사는 “그때 저희 요청에 따라서 많은 시민분들께서 제가 요청해 지시한 방향으로 이동을 해주셨고 그로 인해서 참사 현장의 앞부분이 아닌 뒷부분에서도 구조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누군가가 촬영한 휴대전화의 카메라로 인해서 제 모습만 촬영되었지만, 현장에서는 정말 저희 이태원 파출소뿐만 아니라 용산경찰서 전 직원들이 나서서 압사 현장에 계셨던 모든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피땀을 흘렸다. 정말 많은 소방 구급대원들이 오셔서 구조활동을 하셨고 또한 인근에 있었던 시민분들께서도 우리 경찰관, 소방대원들의 도움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셨고 모든 사람이 압사 현장의 참사를 해결하고자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김 경사는 “누구 하나 빠짐없이 노력해서 구조활동을 펼쳤지만 많은 분이 돌아가신 점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비참하고 유족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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