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주(州)에서 한인 여성이 남편에게 납치당해 생매장됐다가 가까스로 생존한 사연이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메일이 보도에 따르면 한인 여성 안 모 씨는 남편에게 납치당해 생매장당했지만, 무덤을 파고 나와 가까스로 생존했다.
안 씨의 남편은 지난 10월 16일 오후 1시쯤 집으로 가 아내를 공격했다. 이들은 평소 이혼과 경제적인 문제에 관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911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 여성 안 씨는 별거 중이던 남편에게 납치되기 전 자신의 애플 워치로 신고했다. 그는 애플워치로 911에 전화를 걸었고 딸과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용의자인 남편은 망치로 애플워치를 부쉈다.
이어 남편은 안 씨를 약 11km 떨어진 숲으로 데려가 흉기를 휘둘렀고 약 50cm 깊이의 땅속에 아내를 묻었다. 몇 시간의 사투 끝에 스스로 무덤을 파고 나온 안 씨는 인근 집을 발견할 때까지 30분을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를 발견한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 안 씨는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며 도움을 청했다.
발견 당시 안 씨의 얼굴 하관과 목, 발목에는 테이프가 감겨 있었고 다리와 팔, 머리에는 광범위한 타박상이, 옷과 머리카락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경찰은 약 6시간 후 무덤 근처에 서 있는 안 씨의 남편을 발견했다.
현재 피해자는 남편을 보석 없이 구금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그는 남편을 미군 정보부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매우 똑똑하다고 표현했다. 안 씨는 "내 목숨이 달려 있어 그가 정말 무섭다. 감옥에서 나오면 남편은 다시 나를 죽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난 1일, 안 씨의 남편은 1급 납치 및 살인 미수, 1급 가정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보석 없이 구금돼 있으며 오는 16일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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