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박사이자 공상과학(SF) 소설가인 곽재식 작가는 이 오싹한 이야기의 원인을 ‘맥각병’에서 찾는다. 곰팡이의 한 종류인 맥각은 사람의 뇌와 신경을 망가뜨려 착란증세를 유발하는데, 당시 유럽 사람들의 주식이었던 호밀에 맥각병이 퍼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재식의 유령 잡는 화학자>는 이처럼 과학 지식을 사용해 초자연적인 현상의 허점을 찌른다.
책 목록도 흥미롭다. ‘악령 들린 인형을 물리치는 열팽창’ ‘유령의 발소리를 물리치는 타우 단백질’ 등이다. 해병대가 용맹함과 패기로 귀신을 때려잡는다면, 저자는 과학 지식으로 유령을 잡는다. 오싹한 괴담을 좋아하는 ‘공포 마니아’뿐 아니라 과학 지식을 재밌게 배우고 싶은 사람도 읽어볼 만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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