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여파로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실거래가가 올해 공시가격에 육박하거나 공시가격 밑으로 떨어진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은 서울과 지난해 집값이 급등해 올해 공시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가 최근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시세 간 역전 현상에 벌어지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초와 8월 말 각각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1일자로 산정된 이 아파트 올해 공시가격이 19억8500만원인데 공시가보다 3500만원 낮은 금액에 팔린 것이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현재 20억원짜리 매물들이 나와 있지만 이자 부담 때문에 거래가 안 된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수인들의 갭 투자가 막혀 있다 보니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은 20억원 밑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4㎡도 지난달 말 17억9500만원에 거래돼 올해 공시가격(18억26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실거래가격이 공시가격에 근접한 아파트도 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은 지난달 중순에 계약된 거래 금액이 11억8500만원까지 떨어져 올해 공시가격 11억5000만원에 근접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은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이 12억9100만원인데, 지난달 중순 실거래가가 13억2500만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 전용 44㎡도 가장 최근에 신고된 9월 말 거래가가 4억원으로, 공시가(3억5900만원)의 약 90%에 달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해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던 인천 등 일부 수도권에서도 올해 실거래가가 급락하면서 시세와 공시가격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인천 송도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60㎡는 지난달 중순 5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공시가격 5억3600만원보다 3천만원 이상 싼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시가격 시세 간 역전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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