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 암초' 만난 조선업…"내년 수주액 43%↓"

입력 2022-11-06 17:58   수정 2022-11-07 00:42

내년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올해보다 40% 넘게 고꾸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의 고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선박 금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해운조선업 2022년 3분기 동향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을 850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예측했다. 올해 성적인 1460CGT(추정)와 비교하면 41.8% 감소한 수준이다. 수주액도 올해(385억달러·추정)보다 42.9% 줄어든 220억달러로 예상됐다.

이는 세계 조선 시장의 업황 악화와 맞물려 있다. 내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올해(3500만CGT·추정) 대비 37.1% 감소한 2200만CGT로 예측된다. 발주액도 올해(1000억달러)보다 39.0% 급감한 61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수요 둔화와 더불어 세계적인 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른 금융 환경 악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활황세가 뚜렷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제외하면 벌크선과 탱커 부문에선 대대적인 투자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LNG선과 컨테이너선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에서 선종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LNG선이 64.6%, 컨테이너선이 30.9%에 달했다. 전체 수주의 95.5%를 두 선종이 차지한 것이다. LNG선과 컨테이너선은 건조 과정에서 다른 선종 대비 많은 노동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이미 극심한 인력난으로 파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조선업계의 침체는 일시적으로 나타난 뒤 2024년부터 회복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부터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 등 해상 환경 규제가 도입되면서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가 커지고,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도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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