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당 3500만원…한수원, 삼중수소 첫 판매

입력 2022-11-06 18:04   수정 2022-11-07 00:53

한국수력원자력이 핵융합 필수 원료인 삼중수소를 연내 국내에서 처음 판매하기로 했다. 형광 시계 등에 쓰이는 발광체를 만드는 데 활용되는 삼중수소는 g당 3000만원이 넘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한수원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국내 중견기업 A사와 삼중수소 판매 조건 협의를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 삼중수소를 판매하기로 했다. A사가 삼중수소를 안전하게 저장·운반하는 용기를 도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한수원이 삼중수소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중수소 판매는 원전을 가동하면서 부수적으로 생긴 삼중수소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중수소는 수소폭탄의 원료로 사용되거나 발광체 등을 제조하는 데 활용된다. 어두운 곳에서도 형광 시계나 비상구 표시 등을 볼 수 있는 이유는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베타선이 붕괴하면서 형광물질을 자극해 빛을 내기 때문이다. 삼중수소는 생산이 어려워 g당 가격이 3300만~3500만원에 이른다. 한수원이 보관하고 있는 삼중수소는 약 5.7㎏으로 2000억원어치에 달한다. 게다가 한수원은 삼중수소 제거설비(TRF)를 갖추고 있어 지속적으로 삼중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한수원은 2017년 6월 삼중수소 생산 허가를 취득한 후 그동안 TRF를 통해 삼중수소를 생산했지만, 아직 판매 실적은 없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2021년 1월 경북 경주 월성원전 인근에서 삼중수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공표해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는 근거로 이용했다. 하지만 이는 인체에 무해한 미량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원전업계의 반발을 샀다. 이처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중수소가 원전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RF를 상용화한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이라며 “원전을 통한 삼중수소 판매가 본격화하면 TRF 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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