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로부터 참사와 관련한 공식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거취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실과 논의한 바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설’에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경찰청으로부터 왜 사고가 났는지 보고를 받지 못했느냐’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전혀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이어 ‘치안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느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도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이날 '안전·재난 관련 경찰의 업무에 문제가 생긴다면 행안장관의 책임이 맞느냐'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그런 업무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실행(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이 장관 발언을 두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피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112신고 녹취록 공개’로 경찰의 부실 대응과 ‘늑장 보고’가 도마 위에 오르자 행안부와 경찰청 간 지휘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이날 본인을 둘러싼 ‘사퇴설’도 일축했다. 이 장관은 자신의 거취를 묻는 천준호 민주당 의원 질문에 “주어진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거취를) 논의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도 “의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 장관은 논란이 된 본인 발언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했다. 이 장관은 "제 발언이 국민이 듣기에 대단히 부적절했고 국민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바로 수차례에 걸쳐 유감의 뜻과 국민께 사과 의사를 밝혔다”며 “다시 한번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사과를 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 경찰 소방력 대응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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