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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옛 페이스북)가 직원 수천 명을 정리 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18년 역사상 최대 규모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메타에 비용 절감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2004년 설립 이후 최대 감원
WSJ는 메타가 이르면 9일부터 수천 명을 정리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2004년 설립된 이후 18년 만에 유례없는 ‘초대형’ 감원이다. 메타 직원 수는 약 8만7000명(올 9월 말 기준)이다. 앞서 트위터가 직원의 절반인 3700명을 내보낸 데 이어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는 사례다.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직원 감축을 통해 최소 10%의 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다. 메타는 최근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출장 등을 취소하고 대기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다른 빅테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렸다. 2020~2021년 2년 동안 직원 2만7000명 이상을 추가로 고용했다. 올해 들어선 9월까지 약 1만5000명을 추가했다.
하지만 회사 실적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한 데다 주가도 급락하면서 비용 감축이 불가피해졌다. 메타의 올 3분기 매출은 약 27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04억달러) 대비 절반가량 쪼그라든 57억달러였다. 메타 주가는 지난 4일 90.79달러로 마감하며 2016년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올해 주가 하락률은 73%다.
투자 느는데 매출 줄어
메타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기업 매출은 최근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방침 변화로 크게 줄었다. 이전에는 소비자가 아이폰을 통해 앱에 접속한 뒤 활동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애플이 이 같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이용자의 동의를 받도록 방침을 바꾸면서 메타 같은 기업들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메타의 3분기 평균 광고 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떨어졌다.소셜미디어업계 경쟁도 치열해졌다. 젊은 이용자들이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으로 넘어간 게 대표적이다. 메타는 이에 대응해 틱톡과 비슷한 짧은 동영상 플랫폼 릴스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메타버스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메타버스 사업을 맡은 ‘리얼리티 랩’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15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한다. 반면 메타의 가상세계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 방문자 수는 20만 명이 채 안 돼 투자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이에 메타의 3분기 순이익은 4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2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메타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투자자들도 저커버그의 경영 전략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달 헤지펀드 알티미터캐피털은 저커버그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직원을 줄이고 저커버그의 ‘메타버스 야망’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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